마당 관리

지난 해, 지우 방 쪽 마당에 조금씩 이끼가 보여서 겨울에 한 번 긁어 내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있었는데 봄을 맞이 해 정원 관리를 하려고 보니 이끼가 잔디보다 더 많다. 그 곳 뿐 만이 아니라 마당에 전체적으로 이끼가…ㅠㅠ 부랴부랴 이끼 제거제와 살포기 그리고 이끼를 긁어내는 갈퀴를 주문했다.

2주일에 걸쳐 약을 뿌리고 갈퀴로 긁고 잡초를 뽑고 땅을 고르고 그리고 또 반복 반복.. 놀랍게도 땅에서 긁어내고 뽑은 이끼와 잡초가 큰 통으로 8통이 넘었다. 이는 우리 건물 전체가 쓰는 유기농 쓰레기통을 4번 정도 가득 채울 수 있는 양인데 이 후에 우리 마당이 얼마나 휑 해 보이던지..

이후 잔디 씨앗을 골고루 뿌려 준 뒤, 잔디용 흙을 고르게 덮어 주고 매일 아침 저녁으로 물을 주고 있다. 오늘이 4일째 인데 벌써 조금씩 새 싹이 보이기 시작한다. 조금씩 나올 줄 알았더니 어느 순간 2-3센치 미터씩 확 확 올라오니 나도 모르게 아빠미소가…

영양이 가득한 흙을 덮고 물을 뿌려주니 잔디 뿐 아니라 온갖 잡초들도 같이 올라오기 시작하는데 그 속도가 또한 어마어마하다. 하지만 이 또한 미친듯이 뽑아주고 있으니… 1주일정도 지켜보고 잔디가 잘 나오지 않는 곳은 새롭게 씨앗과 흙을 사서 또 다시 뿌려줄 계획이다.

얼마 안되는 정원의 잔디 관리마저도 이렇게 어렵다. 작년, 갑자기 반려동물을 키우고 싶다는 생각에 어려 가능성을 알아보았는데 이러한 동물들 키우기가 얼마나 까다롭고 어려운지.. 그렇게 보면 우리 아이들이 건강하게 잘 자라주는것이 이렇게 고마울 수가 없다.

아직까지도 엄마아빠 말이 세상에서 제일 옳은 말이고 맞는 말이라고 믿는 우리 아이들.. 아침 저녁으로 엄마아빠를 사랑한다고 말해주는 아이들 덕분에 모든 일을 힘내서 할 수 있게 된다.

다음주에는 파릇파릇 돋아나는 잔디 사진을 올릴 수 있을런지..

Devlog – February: Initial setup and client prototyping

From early this year, I started making a 2D mobile game with Unity3D mainly(Because I have to implement all backend as well). And I think it is better to have some log on my blog since I am learning a lot from this project and it could be very interesting to see these logs later.

From February, I focused on making the client prototype. It was easy to implement the core part but the actual time-consuming part was making the whole game structure.

I intentionally did not use any framework or library or specific patterns because I couldn’t plan for whole backend integration at that time(because of my lack of knowledge) also wanted to do together when I have another developer. I think now it was a good decision because this game is not that complicated for the client and it was very enough to use basic programming skills to implement so people can easily follow.

I also didn’t put any time to set up source repo or build the pipeline but just use Unity cloud build even I was doing a lot of work from my previous company on Jenkins/Docker/GitHub. I wanted to do this later when we have more devs.

Maybe there’s a name to describe my approach from somewhere but I try to make all game modules as independent as possible. I used to use Zenject / UniRx before but I avoid to use them as well in this project.

I am using DoTween and Json.net as a 3rd party library but nothing else. I will probably use some anti-cheating package for client security.

After spending 3 weeks, I finalize core prototyping with basic data structure and basic backend plan. I also made all tools for Enemy/Hero/Level/Team in the Unity editor so the designer already can produce data files(JSON format) for the game. At the end of February, we already have 20 levels with 20 enemies with basic UI from base map to world map and gameplays.

Since I am making RPG style game, questions for how to implement data structure and backend architecture gave me a lot of headaches. I will write down this in my next post.

코로나 시대의 우리집 근황

이번 주 화요일 부터 학교가 문을 닫고 부활절 방학이 끝날때 까지 열지 않는다. 5주간 아이들과 집에서 생활. 우리는 이미 단련되어 있어서 큰 부작용은 없음.

원래 재택 근무였기 때문에 별다른 차이 없음. 애들 있어도 집중해서 일할 수 있는 능력 또한 이미 개발해 두었음..

1주일 미리 중요한 식량 확보해둔 덕으로 따로 마트에서 줄서거나 아직 이런 문제로 고민하지 않음. 너무 잘 먹어서 체중이 증가..

주식시장이 폭락하는 것을 보고 안도의 한숨이.. 아시아나로 고생하다 겨우 작년에 수익보고 나왔는데 오늘 하루만 아시아나 30% 폭락. 다른 지수들도 폭락하는 것으로 공포의 시작

이런 상황이 계속되면 어느 시점에 투자하려고 오늘 증권 앱 인증서 재발급 받음

건강 주제 모바일 앱은 속도를 늦추던지 끊어 가던지 해야 할 상황. 코로나 때문에 투자 진행도 안됨. 모바일 앱 개발의 모든 스택을 업데이트 하게 되어서 너무 좋았음.

이제 유니티/언리얼/플러터/파스/파이어베이스/뷰/일렉트론/Threejs 로 하는 프로젝트들은 기술적 허들 없이 생각하는대로 구현이 가능. 바야흐로 아이디어만 채우면 프로덕을 만들 수 있는 능력과 환경을 갖추었다!

기존에 다니던 회사는 성장 포인트를 잃어버린듯… 그만둔건 신의 한수라고 생각함

게임프로젝트에 같이 일할 사람이 필요함. TA 나 개발자… 같이 일해서 시너지가 나는 사람이어야 하는데.. 지금 조인한다면 굉장히 좋은 그림이 될 것 같다는 생각만 해본다..

마당의 잡초, 이끼와 전쟁 중. 200유로어치 이끼 제거 용품과 잔디 씨앗, 흙 등을 구매.. 이번 주는 잡초 및 이끼 제거, 다음 주 날씨가 더 풀리면 씨앗 파종 및 정리 계획

내가 아이와 달라야 할 것

아이는 혼날 수 없고 혼내서도 안된다. 나는 아이를 가르치고 도와줄 수 있을 뿐이다. 가르치는 과정에서 엄숙해지고 진지해질 수 있지만 이 이후에도 감정의 긴장이 유지되고 있다면 무언가 잘못한 것이다. 이야기의 끝에 서로 웃을 수 있어야 제대로 대화했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

대화 중에 주제를 자주 바꾸지 않듯이 아이에게 무언가 이야기 해 줄 때 다른 주제로 바꾸지 않는다. 특히 싸우거나 무언가 잘못을 했을 때 옛날 이야기나 다른 이야기를 들먹이며 이야기해서는 안된다.

혹은 아이가 무언가를 요구하러 왔을 때, 그 요구사항을 무시하고 나한테 관심있는 주제로 바꾸는 것도 똑같이 좋지 않다.

내가 아이들을 위해 한 노력에 보답받지 않았다고 하여 그 서운함을 다시 아이에게 표현하지 말자. ‘내가 얼마나 고생해서 번 돈인데’ 라던가 ‘어떻게 만든 음식인데’ 와 같은 마음들..

아이들이 다가올 때 밀어내지 않는다. 아이들은 나에 비하면 실수 투성이다. 아는것도 많지 않고 경험도 부족하고 모든 면에서 어설프다. 실수하고 잘못한 것에 대해 아는 아이가 나와의 관계를 회복하려 하는 용기있는 시도를 절대 외면해서는 안된다.

아이들에게 전달하려는 말은 짧을수록 좋다. 내 말이 길어지는 이유는 내 답답한 감정을 해소하고 싶은 이유 말고는 없다. 듣는 사람 입장에서는 말이 길어질 수록 거부감만 생긴다.

짜증과 화를 구분할 것. 부모도 인간이니 화가나고 화를 낼 수 있지만 가족들에게 짜증을 내는건 옳지 않다. 화가난다면 그 상태를 알리고 시간을 가지면서 풀려고 노력해야 한다. 아이들 뿐 아니라 누구에게도 짜증을 내는건 내 감정을 배설하는 것 말고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

내 감정을 주체 못하고 행동하거나 말하지 않아야 한다. 아이들의 일에 일희일비하는것 처럼 아이들을 외곡된 방향으로 이끄는 경우도 없다. 은연중에 부모의 기대가 아이의 사고를 지배하게 만들면 안된다. 기쁜일이든 나쁜일이든 같이 공감해주고 인정해주는것 말고는 부모가 할 수 있는건 없다. 아이의 삶을 내 삶과 동일시 해서는 안된다.

나는 잘 하고 있는 걸까.. 잘 하고 있지도 못하고 잘 할 자신도 없다. 매일 계속 되새기고 기억하려 노력해야 저 중에 하루에 하나라도 지킬 수 있을 것 같아 적고 읽고 또 적고 읽는다. 오늘도 만족하지 못했지만 어제 보다는 좋아지고 있다면 그걸로 좋다고 생각한다.

잘 알지만 늘 하지 못하는것, 늘 명심해야 할것

아이는 부모의 말이나 결정이 아닌 부모의 행동에서 배운다. 부모의 조언이나 생각이 아닌 본인의 경험으로 성장한다.

짜증을 내는 것은, 나의 부정적인 감정을 다른 사람에게 전가하는 일이다.

나에게 아이를 포함한 다른 사람의 생각이나 행동을 직접적으로 바꾸고 제어할 수 있는 권리나 능력은 없다.

아이는 부모의 결정으로 세상에 나왔지만 그 한가지 사실을 제외한 모든 결정의 권리는 아이에게 있다.

결국 나 스스로가 성숙한 인간이 되고, 되려고 노력하는 것 그리고 아이를 독립적이고 주체적인 사람으로 인정하고 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것 같다. 무슨 공부를, 돈을, 습관을, 교육을…이런 주제는 그 다음 문제로..

독일에서 프리랜서되기

한국인이면서 독일에 살면서 이스라엘(EU 이외 지역)에 창업을 한다면? 혹은 EU가 아닌 곳에 취업/리모트/외주를 해야 한다면 독일에 프리랜서로 등록을 해야 한다.

고려해야 할 사항 들

  • 영주권이 없다면: 프리랜서 비자로 전환해야 한다
  • 현재 직장에 다니고 있다면: 직장에서 프리랜서 활동을 허가하는지 알아봐야 한다

프리랜서 등록은 ELSTER.DE 나 세무사에 부탁해서 간단하게 시작할 수 있다.

프리랜서가 된다는 말은 그에 해당하는 택스번호를 발급받는것으로 이해하면 된다. 우리나라로 치자면 사업자 번호를 받는 것이다.

Steuer ID = 주민번호(안멜둥 하면 날아옴, 불변)
Steuernummer(일반 소득) = 직장을 다닌다면 받았을 그 번호, 개인 소득 정산 용, 가변
Steuernummer(프리랜서) = 프리랜서 활동 용, 인보이스에 들어가야 한다.
USt-IdNr = 부가세 관련 아이디. 따로 신청해야 하며 발급주체가 Finazamt 가 아닌 Bundeszentralamt fuer Steuern 이다.

연금
연금은 선택사항이다. 개인 연금을 들던지 연금공단과 협의하여 계속 납부하던지 선택하면 된다. 단, 회사 기여분이 존재하지 않으므로 직접투자 vs 연금의 수익율을 잘 생각해봐야 한다. 세금공제 여부는 아직 잘 모름. 영주권이 없는 사람의 경우 연금 납부 기록이 중요한 조건이 되므로 무조건 넣어야 함. 고민중.

건강보험
기존에 공보험에 가입되어 있다면 프리랜서 상태로 해당 보험을 유지할 수 있다. 직장에서 내 주던 비용을 본인이 모두 부담해야 하므로 조금 더 많은 비용을 내야 한다. 다행인건 상한선이 있다. 2020년 기준(TK) 월 수입이 세전 4,687.50 유로 이상이라면 Krankenversicherung + Zusatzbeitrag + Pflegeversicherung 합쳐서 월 832,03 유로만(?) 내면 된다. 직장인 상한은 430유로 정도였던걸로 기억.

실업급여 보험
프리랜서가 실업보험을? 몇 가지 조건을 만족시키면 가입할 수 있다. 지난 2년간 직장생활을 했거나 현재 실업급여를 받고있거나 뭐 이런 조건.. 참고로 실업급여를 받던 도중 창업/프리랜서 활동을 시작하면 아르바이츠 암트로부터 지원금을 받을 수도 있다. 나는 계약 종료후 자발적으로 프리랜서가 되는것이라 해당사항 없음. 아직 가입하지 않았으나 가입 예정. 월 80여 유로, 프리랜서 활동 시작 3개월 이내에 신청해야 함.

인보이스/은행
은행은 비지니스 계좌라는걸 꼭 만들어야 하는건 아니지만 추후 세금 정산과 관리편의를 위해 비지니스용 은행계좌를 하나 더 만들었다. 이런류의 계좌를 서비스하는 핀테크 기업이 많이 생겼는데 나는 Holvi 와 Kontist 계좌를 만들었고 이 중 Holvi를 유료로 사용 중. 유료 플랜의 장점은 인보이스 발행을 쉽게 해준다는 부분이다. 그리고 여러 비용처리 기록도 쉽게 남길 수 있다. 월 9유로 정도..

비용처리
한국에서 사업할 때와 다른점은 없는것 같다. 750유로 이상 물품은 3년간 감가상각 비용처리되고 집에서 일하는 경우 방을 사무실 전용으로 사용한다면 그에 따른 비용처리도 받을 수 있다. 소프트웨어 개발의 경우 한국에서도 그랬지만 비용처리할 부분이 많지는 않다. 사업에 관련되지 않은 물품으로 비용처리 받는 경우 큰 문제가 될 수 있다. 이건 한국도 마찬가지 이지만 문제라고 생각하는 법을 받아들이는 기준이 다른것 같다. 외국인으로서 매우 조심해야 함.

세금
번 만큼 낸다. 직장이 있다고 해서 달라지는건 없음. 본인의 세금 클라스 유지, 예상 수익에 따라 미리 세금 납부 후 연말 정산을 통해 돌려받거나 추가 납부한다. 세율을 세금클라스를 따라간다. 직장에선 세금을 미리 때고 주지만 이젠 혼자 해야 하니 세금 납부 예상 금액을 따로 보관해 놓는 것이 중요. 세금 번호 받을 때 예상 수익을 적는데 이후 Finanzamt 에서 친절하게 분기별로 얼마씩 인출해가겠다는 편지를 보내준다. 실제 향후 소득에 따라 조절할 수 있음. 많이 내건 적게 내건 연말 정산을 통해 조절되므로 이익도 손해도 아님.

견적 및 인보이스, 대금 지급
금액이 확인 되면 EU이내 국가의 경우 VAT(19%)를 추가한 금액으로 인보이스를 발행해야 한다. EU이외의 지역인 경우 VAT를 붙이지 않으나 이건 어떤 서비스를 제공하느냐에 따라 다르다. 잘 모르면 무조건 VAT를 붙이는게 좋다.(최대 6년까지 Finanzamt에서 문제삼을 수 있음)

새로운 시작

온 가족이 기침을 시작한지 2달이 넘었다. 좋아졌다 나빠졌다를 반복하면서 이제 정은이와 지우만 조금 기침을 하고 다들 진정되는 분위기이다. 감기도 감기지만 회사에 나가는게 워낙 스트래스라 의사선생님과 상담 후 병가를 내기로 했다. 의사선생님은 적극적으로 그리고 심각하게 병가를 쓸 것을 충고해 주셨다. 여튼 남은 휴가와 병가를 합쳐 회사는 나가지 않기로 하고 마침표 아닌 마침표를 찍었다.

네이버를 관두고 작은 회사를 차렸을 때, 그 두근거림을 잊지 못한다. 작은 오피스를 고르고 가구와 장비를 사고 세팅하고 명함과 로고를 디자인 하던 그 때, 불안함은 말도 못하게 컸지만 그 보다 더 즐거웠던 기억이 많다. 그리고 다시는 직장 따위는 들어가지 않을거라 버릇처럼 말하고 큰소리 치고 다녔는데 독일에 오자마자 현실의 벽에 부딪혀 취업, 그리고 6년간 4개의 종신고용 계약서를 쓰기에 이르렀다.

줄어버린 수입과 우리에 갇힌것 같았던 한정된 업무, 새롭게 배워야 했던 서로 다른 도메인과 기술들.. 콘솔 게임을 만드는 회사에서 언리얼과 C++ 에 익숙해질 무렵 프로젝트가 취소되어 모바일 회사로 이직, 플렉스와 유니티로 게임을 만들다가 합병 후 엉망이 된 조직 속에서 탈출하듯 다른 동료들과 합류하게 된 한국 회사의 유럽지사에서는 개발사 관리와 유니티 개발… 얼마 후 본사의 정치싸움으로 지사는 문을 닫고 이직한 회사에서는 자율주행과 시뮬레이터 그리고 수십명의 개발자 관리.. 그 동안 수입도 적당히 괜찮은 수준으로 올랐고 어느 정도 다음 단계가 가시화 되던 그 때, 우리는 여전히 쳇바퀴 안에 있음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쳇바퀴라도 굴리는게 어디냐는 생각과 지금이라면 벗어날 수 있다는 생각의 갈등 속에서 정은이와 많이 고민하던 중, 회사에서의 실망스러운 경험들은 내가 탈출을 생각할 수 있게 해 준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다.

좋은것 나쁜것 여러모로 많이 경험하고 배울 수 있었던 기회였다. 이 일을 시작하기 전에 1년 정도 쉴까..생각했었는데, 장담은 못하겠지만 그래도 이곳에서 배운게 더 많지 않았나 싶다. 하기 힘든 경험들도 많이 해 보고..

그렇게 돌고 돌고 또 돌아 이 자리에 섰다. 6년전 한국을 떠나왔던 그 마음가짐 그대로.. 비자도 보험도 집도 애들 학교도, 당시에 겁나고 어려웠던, 계획하지 못했던 모든 일들이 정리되었다. 내가 유일하게 계획했던 ‘내 일을 하자’는 계획만 빼고…

그래서 이제 다시 그 계획을 끄집어 내기로 했다. 아이디어들, 생각들, 하고싶은 것들..마치 6년동안의 시간을 타임머신을 타고 날아간듯, 멈춰져 있던 기억의 시점에서 다시 연결되기 시작했다. 걱정은 줄어들었고 기술은 발전했으며 나 또한 조금은 더 경험있는 사람이 되어있었다.

2020년 내 새로운 직장(이라고 쓰고 사업이라 읽는다)의 조건은 다음과 같다.

  • 더 적은 업무시간
  • 더, 아주 많이 적은 미팅
  • 더 많은 업무관련 모든 비용 처리 및 지원
  • 더 많은, 지금보다 최소한 20%, 많게는 80% 고정 시작 급여
  • 두 개의 다른 프로젝트/엔티티의 기술 책임(기술 분야 모든 의사결정 책임)
  • 쉐어
  • 원한다면 다른 사업 가능

또 새로운 분야의 새로운 기술을 익히고 사용해야 하지만 모두 가슴 두근거리는 일이다. 내가 아니면 안되는 곳에, 나를 위해 준비된 곳에 있을 수 있는 것 또한 행운이다. 좋다.

성장한다는 것은

결국 깨닫는 것이다. 똥인지 된장인지 알아차리는 것이다. 그게 생존에, 그리고 삶의 행복에 영향을 준다.

내가 특히나 성장에 집착하는 이유는 먹어본 똥이 많기 때문이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남들보다 어렸을때 참 많이 찾아 먹었다. 하루 이틀 빨리 경험하고 하루 이틀 빨리 졸업했던 그 시행착오들이 오늘의 시간을 만들었다. 오늘도 여전히 실수하고 배우고 또 반복하지만 조금씩 좋아지는것에 위안을 받는다.

그러다 뒤를 돌아보거나 다른 사람들의 삶을 관찰할 기회가 생길 때, 안타까울 때가 많다. 특히 우리 나라 사람은 자기를 보는 시간보다 타인을 보는 시간이 많아 내 시각에서는 정상적이지 않은 삶의 방향을 가지는 사람들이 많다.

나는 이 모든 것들이 경쟁사회에서 비롯된 부작용이라 생각한다. 타인의 기준에 자신의 행복을 맞추기 때문에 스스로가 좋아하는것이 무엇인지 알 수 없다. 억지로 부여한 동기로 밀어올린 성과의 우위로 자신의 행복을 가늠한다. 그 경쟁에서 이긴 사람은 치졸해지고 진 사람은 찌질해진다.

경쟁에서 지는 사람은 거대한 열등의식에 빠져 인생 전체를 부정적인 에너지로 가득 채운다. 직장도 결혼도 아이도 열등의식을 극복하기 위한 선택에 불과하다. 때문에 거기서 행복을 느끼지 못하고 그것들을 수단으로 우위에 있을 때 행복을 느낀다. 하지만 그건 상대방도 마찬가지… 언젠가 그들이 우위를 점하는 날이 온다. 이제 나의 직장, 가족은 나를 불행하게 만들 뿐이다.

그럼 경쟁에서 이기는 사람이 많을까? 아니면 지는 사람이 많을까? 그야 물론 지는 사람이 압도적으로 많다. 경쟁의 기준도 많지 않기 때문에 그야말로 모두가 패자인 사회가 된다. 점점 더 비열해 지고 유치해 지고 치사해야만 짧지만 작은 행복이라도 맛볼 수 있다.

이러한 인스턴스 행복은 돈으로 쉽게 살 수 있다. 하지만 성냥팔이 소녀의 성냥처럼 이런 행복은 금방 꺼져버리기 마련이다.

그래서 내 속을 채우는게 중요하다. 무엇이 자기의 인생인지 아는게 중요하다. 아이러니하게도 그럴수록 돈도 더 잘 벌린다. 될놈은 되고 안될놈은 안된다는게 이런거다.

한 번 열등감에 빠지면 그 세계에 갇혀버리게 된다. 어릴때 두들겨 맞던 사람은 평생을 운동에 집착하고 복수를 꿈꾸며 육체적인 허세만 부리고 정신적으로 성장하지 못한다. 좋은 대학에 가고 싶었으나 못간 사람은 평생을 학위나 타이틀에 집착하며 자신의 상황을 정당화 하고자 노력한다. 이런 열등감을 정당화 시키고 벗어나게 해 주는 돈 덕분에 우리는 또 다른 열등감을 얻는다.

내 주변에 열등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없었으면 좋겠다. 남을 의식하는 삶을 사는 사람이 아닌 자신의 삶에 최선을 다하는 사람이 많았으면 좋겠다. 만족하고 행복할 수 있는 삶을 사는 사람이 많았으면 좋겠다.

2020

지난 한달여간, 머릿속에 수 많은 가능성들을 시험해 보느라 머리가 터질 지경이었다. 다 하고 싶고, 다 하기 싫고, 자신있다가 없고 그냥 짜증만 나고 몸도 계속 아팠던 지난 한 달. 감사하게도 마음속 하나의 큰 다리를 건넌 기분이다.

머릿속 관념을 깨고 비틀고 거꾸로 바라보니 무엇을 해야할지 답이 나왔다. 늘 그렇듯 답은 알고 있었다, 실천할 용기가 부족했을 뿐. 싫은건 걷어내고 좋은것 붙이면 되는거지. 손해보다 이익이 크면 하는거지. 해서 재밌으면 하는거지. 그렇다. 말은 쉽지..

나 스스로 공부하고 노력하고 이겨내야 하는 것도 있지만 우리 가족은 어쩌나? 물심양면으로 한창 신경써야할 토끼같은 자식들이 셋이나 있어서 우리 부부, 자식들만 키우기에도 버거운데, 내가 정은이한테 조금이라도 부담을 덜어와도 부족할 판에 부담을 더 지워주는 선택을 할 수 있을까?

그래서 깨고 비틀고 거꾸로 봐야 했다. 꼭 이래야 저런다는 관념이 내 인생에도 늘 적용되리라는 법은 없지 않을까? 아이들 키우는 부담도 줄고, 일하는 부담도 줄이고 그러면서 시간도 늘리고 버는 돈도 늘리는 일 말이다.

그게 가능하냐고? 지금 생각으론 많은 사람들이 그 결론을 못 내릴 뿐 이미 과정에서 스스로 증명하지 않았나 싶다. 이건 또 뭔 말이냐고? 한 달동안 아프고 생각을 많이 했더니 정리하기가 어렵다.

2020년은 나에게 이러한 가능성을 시험하고 또 조율하는 한 해가 될 것이다. 2014년 한국을 떠났던 그 때 그 마음으로 다시 돌아가야 한다. 그리고 지난 5년간의 배움을 그 마음에 녹여내야지..

2019

2019년은 별 다른 일 없이 평안하게 지나갈 것이라고 생각했다. 시우의 학교 입학처럼 많은 일들이 예측 가능했고 계획되었던 일들이었으니..

늘 그렇듯 예측하지 못했던 여러가지 일들이 있었으니, 그야말로 언제나 ‘다사다난’ 했던 1년이었다 라고 말할 수 있다. 그리고 언제나 처럼 한 가지 결과는 다른 일의 원인이 되니 그것이 나쁜일이었는지 좋은일이었는지는 내가 어떠한 행동을 하는가에 따라 다를 것이다.

그 중에 지금도 진행 중인 몇가지 일들을 적어보자면 단연코 회사에 던진 나의 사표가 되겠다. 왜 사표를 던지게 되었는지를 따져보자면 사실 올해 두 번 승진하게 된 것이 가장 큰 원인일 것이다. 일이 힘들어서 못견뎠다면 그건 또 아니다. 더 많은 책임을 가지고 일들을 진행하다 보니 회사 내부 사정을 더 잘 알게 되고 거기서 경영진과 나 사이의 좁혀지지 않는 간극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그냥 개발자로 있었다면 모르거나 모른척 넘어갈 수 있는 그런일들이 이제는 못본척 넘어갈 수 없는 위치가 되어버린 것이다. 그리고 이 일의 다음에는 나의 새로운 도전이라는 또 다른 챕터가 기다리고 있다. 사표를 내지 않고 더 버티고 바꿀 수도 있었겠지만 무언가에 홀린듯 아무런 계획없이 사직을 하고 보니 내 앞의 가능성에 대해 더 생각해 볼 수 있었다.

그리고 이 조직에 특화된 기술이 아닌 내가 나로서 자립할 수 있는 기술들에 대해 더 고민하게 되었고, 사실 이미 무엇이 나에게 옳은 정답인지 알고 있었으니 크게 걱정할 상황은 아니었다. 다만 가장으로서 안정적인 수입을 포기한다는 것이 내심 아쉬웠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이정도 수입에 만족하지 못하는 마음도 있었다.

그래, 가슴뛰지 않는 일은 하지도, 쳐다보지도 말자. 사람들도 다 쳐냈는데 이까짓 것들은 일도 아니다. 차분히 마음정리 몸정리를 하면서 생각하니 또 기회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더 다사다난한 2020년을 만들 수 있을만한 일들, 나를 다시 한계로 몰아 붙일 수 있는 상황들, 내가 한 단계 더 성장할 수 있는 발판들 말이다.

지나간 일에 옳고 그름은 없다. 그 일로 말미암아 내가 그 다음 선택을 혹은 그 결과를 옳게 혹은 그르게 만들 수 있을 뿐이다. 정말 가능하다면, 매일 가슴뛰는 하루로 만들어 보고 싶다.